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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ASK MORE: 판을 바꾸는 질문들 ★★★☆☆(9월)서평 2019. 10. 29. 19:44
읽은 책 : 프랭크 세스노, 『판을 바꾸는 질문들』, 중앙books
다 읽은 날짜 : 2019년 9월 27일
< 읽게 된 동기 >
독서모임 10월 지정도서
< 한줄평 및 별점 > ★★★☆☆ ( 3점/ 5점 )
질문하는 일을 가진 나에게 도움이 된 책. 질문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 서평 >
대한민국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아래와 같은 질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한마디)질문 있는 사람 손!
강의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면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에게로 달려간다.
우리는 질문을 불편해한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지만 질문하는 사람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꼴이고, 질문을 받는 사람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길 때도 있다.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질문에 익숙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질문을 잘하고 잘 받을 수 있다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의 내가 그렇다. 시작은 질문이었다.
팀장님, A 회사 어떤지 아세요?
이직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타부서 개발 팀장님이 혹시 아실까 해서 물어봤다. 단순히 A 회사에 내게 적합한 채용 공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개발 팀장님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A 회사 동종업계인 B 회사 팀장님에게 물어봤고, 그 팀장님은 “그냥 우리 회사 지원하지?”라고 해서 추천 형식으로 B 회사에 지원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질문. 나는 갑과 을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나도 그 영화를 좋아하면 우리는 같은 집단으로 묶이고 갑이 다른 영화를 좋아하면 나도 좋아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집단의 정확성을 높여서 집단의 추천을 통해 나의 취향을 맞춰나간다 정도로 대답했다. 신사업부서여서 신사업에 필요한 여러 방안을 물어보셨다.
친구와 가장 크게 싸운 적은 언제고 어떻게 화해했냐고 물어봤을 때는 최근에 친구와 게임 영상을 찍었는데 이때까지 한 번도 싸운 적 없던 친구와 촬영이나 편집 방향에 대해 싸운 적이 있고, A4용지를 꺼내 ‘앞으로 할 일과 하지 말 일’을 적어서 지키자고 하며 화해했다고 말했다. 조직의 갈등을 어떻게 풀지를 친구와의 싸움을 통해 물어본 셈이다.
1시간 동안의 압박 면접이었다. 몸살감기까지 겹쳐서 가장 힘들었던 면접으로 기억된다. 결과는 불합격. 내가 했던 업무와는 같았지만, 완전히 다른 업계에 있었기에 동종업계의 더 적합한 지원자가 뽑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이후 몇 번의 면접을 더 보았고 현재의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 합격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내가 했던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회사의 실무자 면접 때 팀장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개인보다 팀과 일할 때 더 성과를 내는 사람입니다. 팀은 어떻습니까?
팀장님은 “AI가 99% 일을 대체하더라도 이 일은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팀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며 나의 질문에 친절하고 상세히 답변해주셨다. 그때 나는 이 회사에 정말 붙고 싶었다. 나는 임원 면접까지 진솔하고 편안하게 답변했다. 이 면접 전에 굉장히 긴장하거나, 가상의 나를 만들어 꾸며냈던 면접들이 다 떨어지면서 얻은 교훈이었다. 합격하고 나서 들은 바로는 실무자 면접 때 전원 찬성은 내가 유일했다고 한다.—
책의 ‘유산형 질문’ 단락에 저자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이런 대화를 해야 했다고 말한다.
어머니 평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게 뭐예요?
증손주들에게 어머니 얘기를 할 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 한 가지가 있다면요?
언젠가 할머니가 살아 계실 적, 본인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써두신 공책을 보여주셨다. 일제 강점기부터 6.25 전쟁을 거쳐 88올림픽까지. 할머니 인생에서 한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냥 묻히는 것이 아까워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이 글을 수집하여 ‘삼대잡설’이란 에세이를 1인 출간했다.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바늘꽂이를 모아 ‘봉화 닭실댁의 손길전’이란 이름으로 전시회도 했다.
별세한 어머니를 기리는 유품전 ‘봉화 닭실댁의 손길전'(영남일보)
할머니께 더 많이 물어볼걸…. 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할머니가 남기신 글과 공예품은 내 곁에 남아 할머니의 삶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사람이 죽으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줘야 하는가?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계속 쓰고 일을 한다. 열심히 쓰다 보면, 일하다 보면 훗날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인상 깊은 문구 >
- 스티브 밀러는 CEO라면 한밤중에도 깨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묻고 또 물을 정도가 돼야 진짜 중대한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 우리가 사업을 올바르게 하고 있는가? – 앞날을 내다보고 있는가? – 우리 앞에 있는 문제와 기회를 제대로 예측하고 있는가? – 올바른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가? –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 있는가? 54p
- 2차 이라크전에 앞서 그는 더 큰 목소리를 내며 그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껄끄러운 전략형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어야 했다. 누가 그 말을 듣고 말고는 별개의 문제였다. 지금 그는 그때 시도라도 했어야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그가 얻은 교훈이자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이다. 77p
- 연구 결과를 보면 공감 능력이 풍부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의사도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치료를 잘한다. 다양한 연구에서 공감 능력이 치료 효과 향상, 스트레스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88p
- “난 인간관계, 가족의 구성 요소를 넓게 정의해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내담자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내담자에게서 자발적인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서 질문을 던진다. – 어디가 아픈가요? – 뭐가 고민입니까? – 무엇을 시도해봤나요? 베티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더 명확히 알도록 돕고 인도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사람들을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과 공감”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라며 “그럴 때 치유가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107p
- 나는 사람들을 인터뷰할 때 내게 무엇이든 물어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터뷰하는 사람은 대부분 공인이나 유명인이다. 그들은 질문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만약 상대방이 도를 지나치면 지나친다고 요령껏 일러준다 그럼에도 내가 그들의 공적인 삶이나 공무 수행과 관련된 사항이 아닌 한, 질문을 삼가는 것들이 있다. 나는 정당한 이유가 없이 그들의 사생활을 캐묻지 않는다. 112p
- 배리는 요원들에게 상대방의 뇌를 되도록 시스템1 상태, 저속 기어에 놓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먼저 상대방이 편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부터 하라고 조언한다. 그 질문이 당면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어도 괜찮다. 보편적인 경험이나 상대방의 인생에서 잘 알려져 있고 별로 논란이 되지 않는 부분을 묻는 것이다. 125p
- 어떻게 그 모델로 결정한 거야? 이 질문은 다른 유형의 답변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질문은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한 편의 이야기가 나오게 한다. 배리는 FBI와 비밀경호국 훈련생들에게 인간의 뇌는 본성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이야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학습하고 기억한다. 이야기를 통해 대화에서 자신의 경험과 이력을 전달한다. 동굴벽화도 이야기였다. 성경과 코란과 토라도 이야기다. 우리가 아이들을 재울 때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알리바이와 자백도 이야기다. 127p
- 그는 추측이나 심증만으로 대립하는 인터뷰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 봤자 계속 같은 말만 반복돼서 끝내 속 시원히 풀리지 않아요. 반면 상대방의 말에 반대되는 사실 근거가 있어서 그것을 보란 듯이 내밀면서 반박하는 인터뷰,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한 말을 근거로 맞서는 인터뷰, 저는 그런 인터뷰를 좋아하고 또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터뷰는 사전에 준비를 무척 많이 해야 하고 “진실로 무장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인터뷰”라고 했다. 쿠퍼는 꾸준히 그 기술을 연마해왔다. 143p
- 암스트롱은 그 인터뷰가 자신에게 적당히 면죄부를 주는 방송이 되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논증에 빈틈이 없고, 심문자가 잘 훈련되어 있으며, 질문이 믿을 만한 정보에 근거해 예리하게 만들어졌을 경우 예/아니오 질문, 유죄/무죄 질문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똑똑히 볼 수 있다. “이건 예술이고, 심리전이고, 두뇌 싸움이고, 커뮤니케이션이고, 공연입니다.” 164p
- 절대 실패할 리 없다는 것을 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193p
- 이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시민들은 무엇을 하라고 나를 당선시켰는가? 195p
- 나는 내 반향실이 되어 내 아이디어에 동조하고 내 논리를 인정해줄 가상과 현실의 친구와 동료로 주위를 똘똘 에워쌀 수 있다. 나는 모든 구성원이 내게 동의하는 미디어 세상에 살 수 있고, 내가 속한 소셜미디어 부족이 내 확신을 더욱 공고하게 뒷받침해준다. – 우리는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속단을 피하는가? – 우리는 우리가 틀리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 – 우리는 다른 식으로 질문할 수 있는가? 228p
- 페도로프의 말에 따르면 과학계에서는 아이디어를 반복된 관찰, 반복 가능한 실험 결과와 연관 짓는다. 과학자들은 ‘좋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라고 말한 뒤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 내 아이디어를 어떻게 검증하지? – 내 아이디어가 어떤 면에서 틀릴 수 있지? 243p
- – 역대 최악의 실패는 무엇이었습니까? 진은 “그 질문을 피하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예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면 그것도 좋은 자산이 된다는 게 지론이라고 말했다. 265p
- – 나한테 뭘 묻고 싶으세요? 홀랜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자신은 지원자가 미리 알아볼 것을 다 알아봤는지, 열정과 호기심이 있는지 알고 싶다며 “저는 지원자들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어요”라고 했다. 275p
- – 어머니 평생에 가장 자랑스러운 게 뭐예요? – 증손주들에게 어머니 얘기를 할 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 한 가지가 있다면요? 310p
- – 나는 무엇을 성취했는가? –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는가? 311p
- – 손자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그는 지체없이 대답했다. “인생을 즐겨라. 배짱 있게 살아라. 재미있게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좋은 사람이 돼서 즐겁게 살아라. 남한테 상처주지 마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해봐라.” 그리고 자기 삶의 원칙을 압축해서 적어놓았으니,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친절한 사람이 돼라”라고 했다. 3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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